36%. 6,867명 중 전과자 2,477명. 총 전과 건수 약 4,730여건
지방선거 예비후보 3명 중 1명은 전과자였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기, 폭행까지. 이게 정말 공직 출마의 현실인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유권자는 후보의 얼굴을 처음 보고, 정당은 “검증”을 말하고, 후보들은 “봉사”를 외친다.
그런데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적잖은 예비후보가 전과 이력을 안고 출마한다.
2026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을 보면, 전과 보유 비율은 대략 35~36% 수준이다. 말 그대로 예비후보 3명 중 1명꼴이다.
이쯤 되면 우연이 아니라 구조다.
문제는 단순히 전과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전과인가가 더 중요하다.
공개된 보도와 통계를 보면, 가장 많은 건 음주운전·무면허운전·뺑소니 같은 교통범죄였다.
그다음이 폭행·상해, 사기, 집회 및 시위 관련 위반, 선거범죄였다.
공직을 꿈꾸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사회적 약속부터 어겼다는 뜻이다.

- 전과자 비율, 생각보다 너무 높다
전국 지방선거 예비후보 중 전과가 있는 사람은 2026년 3월 기준 3,388명 중 1,193명으로 35.2%였다. 이후 지방의원 예비후보 6,867명을 전수 분석한 보도에서는 전과 보유자가 2,477명, 비율로는 36.1%까지 올라갔다. 숫자는 다르지만 메시지는 같다. 지방선거판은 이미 전과 이력이 있는 후보들로 꽤 깊게 채워져 있다.
모두의선거 집계 기준, 2026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원은 8,174명에 달한다.  이 중 전과 보유 비율을 정당별로 보면 더 흥미롭다. 진보당 56.2%, 정의당 38.5%, 조국혁신당 37.8%, 국민의힘 37.7%, 더불어민주당 33.1% 순이었다. 절대 인원만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지만, 그건 후보 수가 많기 때문이다. 비율로 보면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게 드러난다.
- 가장 흔한 범죄는 교통범죄였다
전과가 있다고 해도 죄목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 건 교통범죄였다. 전과 관련 건수 중 절반 이상이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뺑소니 같은 범죄였다. 숫자로 보면 교통범죄가 590건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이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음주운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선택이다. 뺑소니는 더 심각하다. 사고를 내고도 책임에서 도망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지역의 법과 예산을 다루는 자리에 오르겠다고 나서는 장면은, 유권자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렵다.
그다음으로 많은 죄목은 폭행·상해였다. 사기, 집시법 위반, 선거범죄도 이어졌다. 일부 후보는 전과가 10범을 훌쩍 넘었고, 한 기사에서는 전과 15범 사례까지 등장했다. 건축법 위반으로 시작해 사기, 범인도피교사, 상해, 폭행,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공무집행방해, 재물손괴까지 이어지는 식이다. 이쯤 되면 “한 번의 실수”라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 법적으로는 출마 가능한데, 그게 맞는 건가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게 있다. “전과가 있으면 출마 못 하는 거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전과는 출마를 막지 않는다.
공직선거법상 출마가 제한되는 경우는 금고 이상의 형이 실효되지 않은 자, 선거범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 확정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집행유예 확정 후 10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등으로 한정된다.  즉,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 원을 내고 2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 형이 자동으로 실효되기 때문이다.
법이 허용한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의 최저선을 통과했다는 것과,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 지역별로도 차이가 컸다
전과 비율은 지역별로도 들쭉날쭉했다. 과거 전국 단위 조사에서는 대전, 울산, 전남, 경남, 충남, 경기, 전북, 서울 순으로 높은 비율이 확인됐다. 지역 편차는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문제가 전국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의 일탈이 아니라 지방정치 전반의 체질 문제로 봐야 한다.
파주의 경우, 예비후보들 가운데 뇌물, 폭력, 상해, 상습 음주운전 등 중대 범죄 전과를 가진 후보들이 무더기로 확인되며 자질 논란이 일었다.  이런 장면은 파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후보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비슷한 유형의 인물이 매 선거마다 되풀이해서 등장한다.
- 음주운전, 뺑소니, 사기, 폭행까지. 이게 정말 공직 출마의 현실인가
흥미로운 움직임도 있었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음주운전 전과자의 출마를 원천 봉쇄하고, 중대 범죄 전과자를 공천 대상에서 배제하며, 막말·혐오 표현 논란 인사의 출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ㅇㅈㅁ 출마 금지 원칙’을 공식화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걸 공식 원칙으로 선언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역설이다. 그동안 주요 정당들이 얼마나 이 문제에 무감각했는지를 드러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에 상응하는 공천 기준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각 정당의 후보 검증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며, 정당이 당선 가능성이나 기여도만 우선시해 ‘묻지마 공천’을 단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 왜 정치권만 유난히 관대해 보이나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왜 음주운전이나 뺑소니가 체육계와 연예계에서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되는데,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엄격하게 다뤄지는가.
첫째는 대상 산업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예인과 운동선수는 이미지가 곧 상품이다. 한 번의 음주운전만으로도 광고가 끊기고, 출연이 무산되고, 팬덤이 무너진다. 반면 정치인은 선거에서 유권자의 판단만 통과하면 된다. 법적으로 출마가 가능하면, 도덕성의 문제는 쉽게 “유권자의 선택”으로 밀려난다.
둘째는 제재 구조의 차이다. 연예계와 체육계는 소속사, 협회, 방송사, 후원사 같은 조직이 빠르게 징계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공천과 개인 경쟁의 영역이 커서 내부 제재가 느슨하다. 결국 책임은 정당보다 유권자에게, 유권자보다 시간에게 미뤄진다.
셋째는 기준의 이중성이다. 우리는 연예인에게는 완벽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정치인에게는 “그래도 일은 잘할 수 있지 않느냐”는 관용을 쉽게 준다. 하지만 공직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세금, 조례, 예산, 공공의 신뢰를 다루는 자리다. 더 높은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 쪽은 오히려 정치다.
- 문제는 자격이 아니라 태도다
이 논란의 핵심은 전과의 존재 자체가 아니다. 공직 후보라는 자리는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다. 공동체의 규범을 설계하고 집행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전과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전과가 어떤 성격이며, 그 뒤 어떤 책임을 졌느냐”다.
반복된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사기, 공무집행방해까지 이어진 이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구나 이런 후보들이 지역 토론회와 유세 현장에서 “도덕”, “상식”, “개혁”을 말하는 장면은 유권자를 허탈하게 만든다. 공직은 반성문을 제출한다고 얻는 자리가 아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보다 더 생활에 가깝다. 그런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쉽게 허술해진다. 후보 검증은 ‘네임밸류’나 ‘인맥’으로 대체되고, 전과 기록은 선거공보 한쪽에 작게 적힌 글자로 소모된다. 그러나 유권자는 더 이상 그런 방식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다행히 지금은 예비후보의 전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과 ‘모두의선거’ 같은 플랫폼에서 이름 하나만 검색해도 전과 이력이 나온다. 정보는 이미 공개돼 있다. 문제는 보려 하느냐, 아니냐다.
특히 음주운전과 뺑소니는 단순한 전력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체육계와 연예계에서 그 행위가 중대한 결격 사유로 취급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공직은 그보다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더 무겁다.

- 유권자가 더 날카로워져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봐야 할 것은 후보의 현수막이 아니라 이력서의 그림자다. 유권자가 날카로워질 때, 정당도 움직인다. 지금 필요한 건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라,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을 걸러내는 집요함이다. 지방정치는 늘 “동네 일”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공동체의 품격을 결정하는 첫 번째 시험대다. 그리고 지금, 그 시험은 꽤 많은 후보들에게 이미 불합격 판정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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